‘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대표 게임으로 손꼽히는 EA의 <심즈>(The Sims) 시리즈.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유저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 게임의 최신작인 <심즈3>가 오는 6월 2일, 국내에 발매 됩니다.
이번에 나온 <심즈> 3편에는 한국인 개발자 3인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게임의 프로듀서(Associate Producer)로 활동중인 천명진 씨, 애니메이터인 정유선 씨, 그리고 시니어 캐릭터 모델러인 이정 씨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물론 EA 소속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은 21일, 한국과 미국을 웹캠으로 연결, <심즈3> 제작에 참여한 한국인 개발자 3인방과의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이번 인터뷰는 한-미 원격으로 진행됐습니다. EA코리아 대회의실과 <심즈3> 개발팀이 있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레드우드시티를 연결했습니다.
화면의 맨 왼쪽부터 이정 씨, 정유선 씨, 그리고 맨 오른쪽이 천명진 씨입니다.
천명진 프로듀서 (Associate Producer) - <심즈3>팀의 프로듀서 - 2003년 EA 심즈팀 입사. - <심즈2> 개발에 참여했으며 <마이심즈> 프랜차이즈의 프로듀서(Feature Producer)로 활동했다. - Swarthmore College 졸업
TIG>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천명진: 안녕하세요? <심즈3> 프로듀서 천명진입니다. 지난 2003년에 EA에 입사했으니 올해로 입사 6년째 <심즈>와 함께 하고 있네요. <심즈2>의 작업에 중반에 합류했으며 최근에는 <마이심즈> 작업에도 참여했습니다.
정유선: <심즈3>의 애니메이터로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을 맡은 정유선입니다. 미국에서 2005년 대학 졸업한 뒤 바로 EA에 입사해서 지금까지 <심즈> 시리즈의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정: <심즈3> 캐릭터 모델러인 이정입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의 헤어스타일과 ‘모자’ 아이템을 작업했습니다. EA는 지난 2007년에 입사했고, 그 이전에는 <뱅가드: 사가 오브 히어로>의 개발사인 시질 게임즈에서 캐릭터 모델러로 활동했습니다.
TIG> 잠시만요. 천명진 씨는 <심즈2> 개발에도 참여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윌 라이트(Will Wright) 씨와도 같이 일을 했나요?
천명진: 물론입니다. 윌 라이트는 <심즈2>의 출시에 크게 이바지했고 끝까지 개발팀을 관리했습니다. 하지만 <스포어> 개발로 <심즈3>의 개발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 <심즈>의 아버지 윌 라이트는<스포어>의 개발을 마지막으로 최근 EA를 떠난 것이 확인 되었다. 그는 현재 EA가 똑같이 지분을 나눠 소유하고 있는 창작 집단 ‘스투피드 펀 클럽’의 운영에 전념하고 있다.
TIG> 개발자로서 EA라는 회사에 대해 점수를 매기자면 몇 점이나 매길 수 있을까요?
정유선: 글쎄요. 구체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것은 조금 힘들 것 같지만,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다면 '매우 만족한다' 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굉장히 재미있고 열정적입니다. 물론 일도 재미있게 즐기고 있습니다. 또 회사는 개발자들의 실력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다양한 외부활동을 통한 팀원들간의 교류도 적극 지원합니다.
TIG> 실력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란 어떤 것을 말하나요?
천명진: 대표적으로 'EA 유니버시티'가 있습니다. 이는 EA에서 개발자들을 위해 여는 비정기 세미나와 비슷합니다. 개발자들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자유롭게 선택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강의 과정을 보면 짧게는 이틀부터 길게는 1달 이상까지, 굉장히 다양하게 준비돼 있어 자신의 스케줄에 맞출 수 있습니다.
<심즈3>는 굉장히 개성적인 캐릭터들을 만들 수 있다.
정유선 애니메이터 (Animator) - <심즈3> 애니메이터 - 2005년 EA 입사, <심즈2 펫츠> 등 <심즈2> 확장팩 참여 - Ringling College of Art and Design 졸업
TIG> 심즈 3에서 게이머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어떤 건가요?
천명진: <심즈3>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게임 속의 캐릭터. 다시 말해 ‘심’의 개성이 이전 시리즈보다 훨씬 살아 있다는 점입니다. 심들은 성격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 유저가 게임의 거의 모든 것을 직접 꾸밀 수 있습니다. 가구나 소파 같은 각종 아이템들을 제작할 수 있고 이를 온라인에서 서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TIG> <심즈3>의 애니메이션을 작업하는 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정유선: 앞에서도 말했지만 <심즈3>의 가장 주목할 점은 심들의 개성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개성을 애니메이션에 최대한 반영하고자 많이 노력했습니다. 가령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캐릭터의 성격에 따라 각자 다른 애니메이션을 보여줍니다.
TIG> 혹시 <심즈3>에 특별한 온라인 기능은 없을까요?
천명진: <심즈3>는 자체적으로 동영상 캡처 및 편집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런 것들을 온라인에서 유저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온라인 기능에서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정 시니어 캐릭터 모델러 (Senior Character Modeler) - <심즈3> 게임 내의 모든 헤어와 모자를 관리 - 2007년 4월 EA입사 - Plymouth State College – Bachelor of Arts 졸업
TIG> ‘헤어 스타일’은 숫자로 따지자면 수천, 수만 개가 넘을 텐데요. 작업할 때 어떤 자료를 참고했나요?
이정: 글쎄요. 길 가는 사람들, 주변 친구들. 온라인 등등 참고한 자료는 굉장히 많습니다. (^^)
하지만 굳이 가장 많이 참고한 자료를 꼽자면 아무래도 패션잡지입니다. 저는 개발팀에 있으면서 근 2년간 머리카락만 본 것 같습니다. (웃음) 그리고 현재 <심즈3>에는 약 130 종류의 헤어 스타일이 있습니다.
TIG> 현재 <심즈3>의 개발팀은 몇 명 정도 있나요?
천명진: <심즈3>의 순수 개발 인력은 약 100명입니다. 여담이지만 이 중 30%가 여성인데요. EA의 모든 개발팀을 살펴봐도 이렇게 여성의 비중이 높은 개발팀이 없습니다.
TIG> 한국은 온라인 게임이 강세여서 패키지 게임인 <심즈3>의 흥행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정: 제 한국인 친구들은 모두 <심즈3> 를 기대하던데요? 저희가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면 한국 게이머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전의 <심즈> 시리즈도 여성 유저들의 호응이 뜨거웠습니다. <심즈3>는 이전작들 보다 훨씬 멋진 경험과 다양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TIG> 다소 뜬금 없는 질문 일 수 있는데, EA 내에 한국인 개발자들의 위상은 어떻게 되나요?
이정: 특별하게 한국인 개발자의 위상이 어떻다거나 하는 것은 없습니다. 한국인 개발자라고 해서 다른 개발자들과 다른 특별대우를 받는 건 아닙니다. EA 내에서 개발자들은 어디까지나 실력으로만 평가를 받습니다.
TIG> 마지막으로 EA같은 외국 게임사에 취업하고 싶어 하는 개발자 지망생에게 조언을 하자면?
천명진: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확실하게 정하고, 해당 분야에서 회사에 입사할 수 있을 만한 충분한 실력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게임사에서 보는 것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능력’ 이기 때문입니다.
정유선: 그리고 언어 능력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언어 능력이란 현지인 같은 발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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