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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여신전생 이매진, 서비스 정신으로 한글화했다”

윈디소프트 게임사업팀 이경훈 과장

안정빈(한낮) 2009-05-07 19:10:53

<여신전생>시리즈의 온라인 버전 <진여신전생 이매진>(이하 이매진)이 국내 서비스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신전생>은 세기말 배경의 악마를 다루는 암울한 세계관과 마니악한 설정으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콘솔 RPG 시리즈.

 

그런데 한국 서비스를 앞둔 <이매진>을 바라보는 국내 게이머들의 반응은 싱겁기 그지없다. 워낙 마니악한 설정과 일본어를 모르면 진행 자체가 어려웠던 게임성 때문에 국내에서 <여신전생>시리즈를 제대로 즐겨본 사람이 소수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일본의 유명 콘솔 IP를 이용한 온라인게임이 국내에서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이매진>의 현지화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경훈 과장은 충분히 예상했던 반응이라고 답했다. 애당초 <여신전생>이라는 이름에 혹해서 국내 서비스를 계획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 우려가 나와도 괜찮다는 것이다. 원작의 유명세에 기댄 온라인게임이 아니라 서비스 정신에 충만한 진짜 온라인게임을 만들겠다는 이경훈 과장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한글판 스크린샷은 현재 개발 중인 클라이언트를 찍은 것입니다. 게임의 폰트와 글자 크기, 번역 등은 향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절대로 원작의 유명세에 기대지 않을 것

 

“<여신전생>이란 IP에 기대지 않을 겁니다.

 

이경훈 과장(오른쪽 사진)은 한국의 <이매진>은 기존의 <여신전생> 시리즈를 전혀 모르던 사람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며 인터뷰의 운을 뗐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여신전생>이란 이름이 갖는 힘은 확실히 크다. 하지만 그 힘에 기대서는 마니아 게임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경훈 과장의 생각이다.

 

때문에 <이매진>은 현지화에 있어서도 <여신전생> 특유의 불친절함을 없애기 위해 투철한 서비스 정신을 강조했다. 그 예가 초반의 퀘스트 동선 변경이다.

 

게임 초반, 유저가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퀘스트가 리더 픽시를 교섭해 오는 것인데, 일본 버전 <이매진>에서는 리더 픽시의 위치가 상당히 멀었다. 하지만 한글판 <이매진>에서는 리더 픽시의 등장 위치가 퀘스트 수락 장소 바로 옆으로 변경됐다.

 

유저에게 고민을 안겨 주는 중의적인 문장이나 의도적으로 유저를 헤매게 하기 위해 집어넣은 애매한 표현들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번역 과정에서 힌트를 주거나 상세한 내용을 추가했다. 각종 악마나 NPC의 이름, 지명 등도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능한 친절하게번역했다.

 

이경훈 과장은 나 자신도 <이매진> 이전에는 <여신전생>시리즈를 즐긴 적이 없다. 하지만 게임 자체의 재미로도 충분히 승산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서비스를 추진한 것이다”라며 현지화 과정이 끝나면 일반 유저들도 <이매진>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게임이라고 해도 믿도록 만들겠다

 

외산 온라인 게임을 현지화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개발사다. 대부분의 개발사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컨텐츠에 손대는 것을 싫어한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 초 퍼블리셔인 NHN<워해머 온라인> 캐릭터 외형 변경 보도를 반박했던 미씩엔터테인먼트다.

 

그렇다면 친절한 서비스를 위해 텍스트 내용이나 몬스터 배치까지 바꾼 <이매진>은 어땠을까?

 

게임의 특성이 묻어나는 스크린샷. 다양한 악마들의 반응을 볼 수 있다.

 

이경훈 과장은 <이매진>의 개발사 케이브의 전폭적인 협조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브에서 한국 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오히려 국내의 피드백을 빨리 받기 원한다는 것이다. 덕분에 얼마 전에는 윈디소프트에서 제안한 PvP 모드가 추가됐다.

 

또한 정기적으로 공동 기획회의를 한다는 약속을 받아 놓음으로써 국내 유저들의 의견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해 두었다.

 

이경훈 과장은 “고객의 요구를 최우선으로 하는 게임이야말로 오래갈 수 있다며 현지화 단계에서부터 국내 유저의 피드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의 목표는 국내 서비스를 하는 외국게임 중 한국유저의 의견을 가장 많이 반영하는 게임이 되는 것‘<여신전생>을 모르는 사람이 <이매진>을 봤을 때 한국 게임인 줄 알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라면 일본에 직접 가서라도 담판을 지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이매진의 강점은 펫 시스템과 스토리

 

현재 <이매진>은 대부분의 현지화 작업을 마친 상태로 프리 오픈 베타테스트를 기다리고 있다. <이매진>의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며 그가 느낀 점은 무엇일까?

 

강력한 펫을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악마를 합성해야 한다.

 

이경훈 과장은 <이매진>의 스토리와 펫 시스템을 특장점으로 꼽았다. 사실상 펫 시스템의 원조격인 <여신전생> 시리즈의 악마합체나 친밀도에 따른 Ai 등의 모든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 있다는 것.

 

또한, 용두사미로 끝나기 십상인 온라인게임의 스토리가 <이매진>에서는 콘솔 RPG만큼이나 꾸준하게 끝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그는 두 가지 장점이 국내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내 게임은 매번 비슷한 카테고리 안에서 놀게 되잖아요. 하지만 해외의 참신한 온라인게임이 들어오면 유저들과 개발사 모두 여기에 자극을 받게 되겠죠.

 

그는 조금은 생소해도 해외의 재미있는 게임을 현지화해서 들여 오는 것은 유저가 다양한 게임을 즐길 권리를 누리게 해 줄 일종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매진>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유저들에게 큰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여신전생은 어둡다는 편견을 바꾸고 싶다

 

퍼블리셔로서 게임의 흥행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순 없다. 특히 <이매진>은 올해 나올 윈디소프트의 첫 번째 신작이다. 그런 만큼 부담을 느낀다는 그는 <이매진>이 마니악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여신전생>이라는 이름에 가려 벌써부터 어두운 게임이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것이다.

 

게임 내의 다양한 복장들.

 

이경훈 과장은 일본의 <이매진> 여성 유저 비율이 약 30%이고, 대부분 <여신전생> 시리즈를 전혀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며 <이매진>을 어둡고 매니악한 게임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매진>에는 화려한 드레스나 미래형의 심플한 갑옷, 교복 등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밝은 컨텐츠도 마련되어 있다. 참신하지만 그래서 더욱 신규 유저를 모을 수 있는 그런 게임이 바로 <이매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국내에서 론칭되는 온라인게임이 약점으로 지적 받기 쉬운 컨텐츠 양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한다. 일본에서 얼마 전 서비스 2주년을 맞은 게임인 만큼 컨텐츠의 양은 충분하다는 것.

 

악마 수집이 핵심인 <이매진>에는 이미 200여 종의 악마와 1,000여 종의 변종 악마가 준비되어 있고, 국내 오픈 초기에만 10개 이상의 인스턴스 던전이 구현될 예정이다. 만약에 대비한 추가 악마 등의 컨텐츠도 대기 중이다.

 

준비된 악마는 약 200종. 중반 이후에는 입수가 쉽지 않은 악마도 많다.

 

이경훈 과장은 “이미 일본 버전 70% 수준의 컨텐츠를 마련한 데다 다음 패치도 준비되어 있다며 컨텐츠의 양이 부족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국내 유저들의 빠른 컨텐츠 소비와 일본과의 버전 차이에 따른 박탈감 등을 고려해 이후에는 업데이트 주기를 올려 일본과 서비스 보폭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테스트는 곧 시작. 부분유료화로 갈 것

 

<이매진>은 현재 일본에서 부분유료화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경훈 과장은 국내에서도 큰 무리가 없고 유저들의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부분유료화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사용 중인 랜덤한 아이템을 뽑는포츈카드 방식을 그대로 국내에 도입할지 여부는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한다고. 우선 유저를 만족시키면서도 밸런스를 망치지 않는 꾸미기 아이템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가장 민감한 테스트 일정은 “마지막 조율에 들어간 만큼 곧 진행할 것”이라는 게 이경훈 과장의 이야기다. <이매진>은 이미 일본에서 검증을 받았으므로 국내에선 클로즈 베타 없이 곧바로 프리 오픈과 정식 오픈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완벽한 현지화를 위해 약 160만 장 분량의 번역을 사내에서 직접 진행했다는 이경훈 과장. 매일 같이 밤을 새우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을 맡고 있어 행복하다는 그의 열정이 빚어낸 <이매진> 한글판이 유저들을 만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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