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온라인> 이후 정말 오랜만에 조이맥스가 신작 <범피크래쉬 온라인>을 선보였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레이싱 장르가 연상되는 게임인데요, 어쩌면 일부 독자분들은 ‘지금이 어떤 시기인데, 레이싱게임을 만들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며 실제 게임을 확인해보니 <범피크래쉬>는 레이싱게임이 아니었습니다. 놀이동산의 범퍼카처럼 탈것이 존재하고, 상대방과 충돌해서 이기기 위한 게임을 하게 됩니다. 충돌 액션을 표방한 <범피크래쉬> 개발팀의 김민석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이성진 기자
TIG> <범피크래쉬>의 이야기는 2년 전부터 들은 것 같다. 개발 기간이 꽤 길었는데.
김민석 팀장(오른쪽 사진): 2006년 5월부터 개발을 시작했으니, 대략 2년 정도 걸린 것 같다.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최대한 빨리 만들어서 선보이는 것이 목표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욕심이 계속 생겼다. 그러다 보니 1년 정도를 목표로 했던 것이 2년이 된 것 같다.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가 내부적으로도 높았고, 개발팀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퀄리티를 만들어 내는 데 중점을 두다 보니 기간이 길어졌다.
지금은 개발팀 내부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현재 개발인력은 12명이다. 이것도 요즘 늘어난 것으로 얼마 전까지는 6명 정도였다.
TIG> <범피크래쉬>를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됐나?
<범피크래쉬>는 ‘어떻게 하면 액션을 부각시킬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게임이다. 액션의 원초적인 재미를 찾다가 충돌이라는 요소에서 착안이 시작됐다.
자연스럽게 놀이동산에서 볼 수 있는 범퍼카가 떠올랐다. 충돌을 극대화시키면 재미있을 것 같았고, 결국 지금의 <범피크래쉬>가 만들어졌다.
사실 자동차끼리 박치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단순하게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박치기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충돌에 대한 액션에 집중했기 때문에 유저들은 ‘울컥’하는 감정이 생긴다. 그러면 자연스레 심리전으로 이어진다. 어떻게 하면 박치기를 당하지 않고 연속기를 날릴 수 있을까. 그리고 반격기를 언제 사용할까 같은 형태로 말이다.
TIG> 영상을 보니 상대를 얼리는 식의 특수공격이 있는 것 같다.
<범피크래쉬>에는 스킬이 존재한다. 자신이 원하는 스킬을 육성할 수 있고, 스킬에는 레벨이 존재하기 때문에 얼마나 스킬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특히 스킬을 사용했을 때 반격기를 먹일 수 있다는 점에서 컨트롤도 중요한 요소로 적용한다.
TIG> 다른 캐주얼게임처럼 아이템전이나 일반대전 같은 모드가 존재하나?
사실 <범피크래쉬>에는 노템전이 없다. 아이템전이 곧 노템전이라고 보면 된다. 대신 기존 게임에서 봤던 아이템전이 스페셜 아이템 모드로 존재한다. 스페셜 아이템 모드에서는 아이템을 극대화시킨 플레이 방식을 즐길 수 있다. 사내 테스트를 진행해 보니 후반으로 갈수록 고수들은 진검 승부를 위해 아이템전을 즐기게 되더라.
TIG> 두 가지 모드 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게임은 기본적으로 마을에서 시작한다. <던전앤파이터>에서처럼 마을에서 유저들이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매칭이나 경기 등을 마을에서 짜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모드는 무한하게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현재 준비된 모드로는 보스전을 비롯 별을 빼어야 이길 수 있는 별전쟁 모드 등이 있다. 별전쟁 모드는 시간이 끝날 때까지 어느 팀이 이길지 모르는 긴장감을 제공한다. 보스전 역시 자신 팀의 특정 인물을 보스로 선정해 게임을 진행하기에 전략적인 요소도 중요하게 되는 등 각 모드마다 특징으로 하는 재미들이 준비되어 있다.
TIG> 탈것들이 범퍼카가 아닌 것으로 안다.
<범피크래쉬>에서 탈것들은 범피라고 불린다. 게임은 ‘오토랜드’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펼처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오토랜드에서는 이동수단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한 세계로, 다채로운 경기를 통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는 설정이다.
마족이나. 인간형, 엘프 등의 종족들이 어울려 사는 세계이기 때문에 자동차라는 소재에 국한되지 않고 판타지풍 동물을 비롯 메카닉에도 탈 수 있다.
TIG> 혹시 <범피크래쉬> 이전에도 다른 게임을 개발한 적이 있나?
<오디션>의 메인 기획을 맡았었다. 시스템 기획 마무리까지 진행한 다음 나왔다. 당시 퍼블리셔인 엠파스와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개발에만 전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이후 피망에서 <생뚱맞고>도 개발하는 등 다양한 게임들을 만들었다.
TIG> 최근 엔씨소프트에서 액션을 강화한 이종격투 차량게임 <스틸독>을 발표했다.
일단 게임이 공개되기 전까진 사실 걱정과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디어데이에서 <스틸독>을 직접 보고 나니 오히려 걱정이 사라졌다. 게임의 타깃층이 <범피크래쉬>와 많이 다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분명 충돌이나 액션의 요소에선 ‘역시 엔씨소프트구나’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게임 소재에서 스타일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기에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우리 게임은 캐주얼하고 라이트한 층들을 노리고 개발한 만큼 그만한 결과물이 돌아 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TIG> 최근 캐주얼게임들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 보니, 캐주얼 시장 자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알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캐주얼 신작을 선보인다고 하니 주변의 지인들이 많이 걱정을 하더라.(웃음) 사실 국내에선 FPS, 액션, RPG가 아니면 길게 성공한 게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래도 성공한 장르나 형태를 따라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소재 면에서나 여러 부분에서 기존의 장르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대전게임도 아닌, 레이싱게임도 아닌 퓨전 느낌으로 말이다. 항상 개발을 하며 느끼는 거지만 얼마나 기본에 충실하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막상 두렵긴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TIG> 오픈 베타 일정은 언제쯤으로 보면 되나.
올 겨울방학 시즌을 노리고 있다.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 클로즈 베타테스트 한 번으로 끝내고 싶다. 물론 문제가 있다면 한 번 정도 테스트를 더 진행할 수 있겠지만, 더 이상의 테스트는 없을 것으로 본다. 오는 겨울 방학이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TIG> 어떤 이들이 게임을 즐겨 주었으면 좋겠나.
게임을 얼핏 보면 저연령층 게임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여성들이 즐기기에도 거부감이 없도록 다양한 범피들을 준비했다.
진입장벽을 일부러 낮추다 보면 게임의 깊이가 줄어드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대중성과 완성도를 모두 잡기 위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대표적인 예로 초기에는 오토타깃 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후반에는 자신이 직접 컨트롤하는 대로 타깃을 섬세하게 설정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액션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즐겨보기 바란다.
TIG> 마지막으로 디스이즈게임 가족들에게 한 마디.
<범피크래쉬>를 만들면서 디스이즈게임 인터뷰를 통해 꼭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웃음) 캐주얼 게임 시장이 침체 된 상황에서 처음 <포트리스>가 나왔을 때, <카트라이더>와 <오디션>이 열풍을 일으켰을 때처럼 <범피크래쉬>가 그 열풍을 이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랜 시간 개발에 임했다. 관심에 보답할 수 있도록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
인터뷰가 끝나고 그는 정말 제대로 된 캐주얼게임을 선보이고 싶었기에 긴 시간을 투자했으니, 꼭 직접 플레이를 해보고 평가를 내려달라는 말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