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2분기 PC 출하량, 9년 만의 최대 감소”

가트너가 2022년 2분기 전 세계 PC 시장이 큰 규모로 감소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가트너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어 총 7,200만 대를 기록했다. 이는 9년 만의 최대 연간 감소량이다. 가트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과 경기 불안, 그리고 공급사슬 상의 문제가 각국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가트너 기타가와 미카코 리서치 디렉터는 “1분기 나타났던 감소세가 2분기에 가속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야기된 지정학적 불안정,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지출 압박, 크롬북에 대한 가파른 수요 감소 등이 원인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크롬북의 수요 감소 현상은 1분기에도 두드러졌던 바 있다. 업계는 각국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등이 코로나19에 따른 원격 업무 및 교육 수요 발생으로 크롬북을 구매했으나, 일상회복이 다가옴에 따라 이러한 지출을 지속하지 않음으로써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카코 디렉터는 이어 “공급사슬의 혼란이 지속했지만, PC 공급 지연의 주된 원인은 부품 부족에서 유통 문제로 바뀌었다. 2분기에 기업 바이어들은 PC 공급 지연을 겪어야 했지만 2분기 말쯤에는 제품 생산 시간(lead time)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분기 중반쯤 중국 도시들의 통행규제가 풀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PC 판매사 3곳(레노버, HP, 델) 모두 PC 출하량 감소를 겪었지만, 이들 간의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다만 HP는 출하량이 27.5% 줄어든 반면, 델은 5.2% 줄어들어 시장 점유율에서 두 기업 격차가 0.3%P로 줄어들었다.

한편 애플은 2분기 640만 대를 출하하면서 여러 기업 중 유일하게 9.3%의 판매량 증가를 보였다. 이는 M1 칩셋 기기의 인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IDC는 같은 시기 애플 출하량을 480만 대로 추산하고 전년 대비 22.5% 줄었다고 발표해 정반대의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의 PC 시장은 2분기에 17.5% 감소했다. 비록 데스크탑 PC와 랩탑 전반에서 출하량 증가가 있었지만, 크롬북의 수요가 전년 동기대비 50% 감소하면서 상쇄됐다는 분석이다.

2022년 2분기 가장 많이 타격을 입은 시장은 EMEA 지역이다. 출하량이 18% 감소해 1,780만 대만 판매됐다.

미카코 디렉터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성장, 그리고 소비자 및 교육계의 PC에 대한 관심이 환기됐던 지난 2년과 비교해 올해는 대대적으로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지역 내에서의 PC 사업 중단 및 철수는 더욱 큰 영향을 미쳤다. EMEA PC 거래량에서 선두 PC 판매기업들의 러시아 내 PC 출하량은 전체 5~10%를 차지했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랩탑 출하량에서도 EMEA 지역에서는 20%의 감소가 있었다. EMEA 지역 내 여러 국가의 소비자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며 여기에는 유가상승, 물가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소비자 구매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2023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을 비롯한 APAC 지역 PC 시장은 5.2% 감소가 있었으며 이를 주도한 것은 중국 PC 시장의 16% 하락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상하이가 봉쇄되고 물류가 막힌 것은 물론 상하이 내 온라인 주문 및 배달까지 불가능해지면서 현지 경제에 극적인 타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PC 시장의 경우 10.8% 감소가 있었다. 이는 부분적으로 급격한 엔화 가치하락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엔화 약세가 반영되어 PC 가격이 꾸준히 증가했다. 유가 상승, 중국 봉쇄의 일시적 영향, IT 지출 전반의 긴축도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