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많은 게이머 사이에서 ‘최고의 스토리 게임’으로 꼽히는 <위쳐 3>. 핵심 줄거리, 세계관과 어우러져 유저에게 임팩트를 선사하는 무수한 메인/사이드 퀘스트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명성이다.
GDC 2023의 셋째날, CDPR의 퀘스트 디자인 디렉터 파베우 사스코가 ‘10가지 핵심 퀘스트 디자인 교훈’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섰다. 사스코는 <위쳐 2>부터 CDPR에 합류, <위쳐 3> 퀘스트 디자이너로 일했고, <위쳐 3: 하츠 앤 스톤>부터는 디렉터로서 게임의 퀘스트 설계를 진두지휘해왔다. 현재는 <사이버펑크 2077>의 확장팩 <팬텀 리버티>를 작업 중이다.
전 세계 게이머의 칭송을 받은 여러 퀘스트를 디자인하면서 그가 얻었던 실무적, 철학적 깨달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함께 알아보자. / 샌프란시스코(미국)=방승언 기자
교훈 전달에 앞서, 사스코는 CDPR의 일반적 제작 파이프라인부터 설명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CDPR은 내러티브를 가장 중시하는 게임회사다. 그래서 전체 게임 제작 과정 역시 스토리 개요 작성부터 시작한다.
개요는 몇 페이지 수준으로 아주 짧게 작성될 수도 있지만 피드백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점차 분량이 늘어나 결국 퀘스트디자인 문서 작성 단계가 되고, 이때부터 퀘스트디자인 팀이 개입한다.
퀘스트디자인 문서에도 시네마틱 팀, 오픈월드 팀, 작가진 등 많은 부서가 피드백을 주면서 최대한 많은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한다. 디자인 문서가 최종승인 되면, 이때부터는 각 부서가 공동으로 이를 공동의 기초로 삼게 된다.
이후에 레벨디자인 팀이 참여해 첫 드래프트를 이용, 장면을 디자인해보고, 플레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단계를 거친다. 모든 퀘스트가 ‘플레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 플레이테스트를 거쳐 게임이 최종 완성되는 방식이다.
실제로 이 파이프라인을 따라 게임을 만들 때는 수없이 많은 ‘재작업’(iteration)을 거친다는 점을 특기할 만하다. 중간 결과물이 아주 좋다고 확신할 때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며, 그전까지는 끊임없이 문서가 앞뒤로 오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스코는 10가지 교훈을 다시 세 가지 파트로 나눠 전달했다. 그 중 첫 번째 파트에서는 유저를 스토리에 빠져들게 만드는 여러 퀘스트 디자인적 방법론을 이야기했다.
첫째로 유저를 이야기에 개입(engage)시키는 방법을 설명한다. 가장 효과적 수단은 ‘궁금증 유발’이다. 예를 들어 <위쳐 3>의 첫 퀘스트에서, 게롤트(와 플레이어)는 한 남자의 원인 모를 죽음을 조사하면서 끊임없이 궁금증을 느끼게 된다. 수사를 계속하면 조금씩 새로운 단서들을 만나기는 하지만, 모두 예상치 못한 것들뿐이고 전체 상황은 여전히 파악하기 힘들다.
이는 사태를 파악할 ‘핵심 정보’가 계속 감춰진 상태기 때문이다. 이런 결핍을 통해 유저는 다음 스토리를 ‘스스로 원하게’ 된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전체 그림을 파악하고 싶은 상태에 빠져 이야기에 집중한다.
두 번째 방법은 임팩트 형성이다. 사스코는 제작 초기 단계부터 감정적 임팩트를 주는 것을 목표 삼고, 이를 중점에 둔 채 퀘스트를 디자인해야 유저가 실제로 특정한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하 <사이버펑크 2077>, <위쳐 3> 스포일러 주의)
<사이버펑크 2077>의 주디가 자신의 친구 에블린에게 벌어진 일을 알고 났을 때의 장면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유저는 이 장면에서 눈물자국이 선명한 주디의 모습을 보며 정서적 충격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은 해당 장면을 향한 확고한 빌드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퀘스트를 통해 주디가 어떤 사람인지, 에블린은 누구인지에 관해 알게 되었기에 주디의 반응과 에블린의 비극에 충분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이런 임팩트를 주려면 파격적인 결정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위쳐 3>에서 시리가 ‘베스미어’의 죽음에 각성하는 장면이 좋은 예시다. 여기서 스토리 디렉터는 베스미어를 죽이는 데 주저했었다. 하지만 결국 임팩트가 발생하려면 시리에게 ‘내면의 무언가가 무너질 만한’ 사건이 벌어져야 한다는 사스코의 주장에 동의했다. 해당 시점에 유저들은 여러 퀘스트를 통해 베스미어와 가까워진 상태였고, 그래서 유저들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었다.
이렇게 장면과 텍스트를 통한 오랜 빌드업으로 임팩트를 주는 방법도 있지만, 하나의 인상적 장면만으로 유저의 뇌리에 각인을 남기는 방법도 있다. <사이버펑크 2077>의 ‘쓰레기장’ 장면이 그러한 사례다.
이중첩자로 드러난 타케무라가 악당을 해치우는 짧은 장면이지만, 유저들은 충분한 쾌감과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이러한 ‘멋진 장면’만을 이어 붙여 만든 스토리라인은 감정적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영혼 없는 이야기가 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셋째로 사스코는 이야기에 ‘신빙성’을 부여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게임업계는 유저를 ‘할 일 없는’ 상태에 두는 걸 두려워하고, 끊임없이 새 퀘스트를 부여하려 한다. 하지만 이런 퀘스트 공백은 오히려 유저를 캐릭터와 스토리에 온전히 몰입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사이버펑크 2077>에는 주인공이 주디와 정사를 나눈 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이 자연스러운 이유는 실제 인간들이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사스코는 “갑자기 연인을 두고 ‘쓰레기 버리기’ 퀘스트를 하기 위해 벌떡 일어나지는 않을 것 아닌가?”라고 말한다.
이런 순간을 왜 만들어야 할까? 캐릭터에 현실성을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그저 ‘미션 목표’나 ‘미션 도움’로서만 존재하는 대신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이런 순간은 캐릭터를 살아있는 것으로 만든다.
두 번째로는 내러티브를 짜임새 있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할 세 가지 사항을 공유했다.
먼저 ‘생략’이다. 영화 업계는 벌써 오래전에 생략 기법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바 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여러 인물에게 같은 상황을 설명하는 경우를 가정하자. A 캐릭터에게 설명을 마쳤다면, B 캐릭터에게 설명하는 장면은 대부분의 경우 생략된다. 필요 없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게임에도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유저가 곧 두 눈으로 확인할 내용을 캐릭터끼리 설명하는 장면은 불필요하다.
다음으로 고민해볼 것은 ‘정보 전달’의 방법이다. 제작진은 <사이버펑크 2077>에서 이 지점을 특히 고민했다. 거의 항상 V의 시점에서만 진행되고, 컷씬 등이 존재하지 않는 게임이기 때문에 어떤 정보를 언제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이 많았다.
여기에서는 의사소통 전략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메시지와 소음’ 개념을 참고했다. ‘메시지’는 화자가 전달하려는 실제 내용을 말하는데 강연 맥락에서는 개발자가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 싶은 실제 정보를 말한다. 반면 ‘소음’은 이러한 정보의 수용을 저해하는 ‘방해 요소’를 말하는데, 이 맥락에서는 유저가 퀘스트에서 수행할 수 있는 수많은 딴짓들이 바로 ‘소음’이다.
사스코는 퀘스트 진행상 ‘소음’이 적을 때는 중요한 메시지를, 소음이 많을 때는 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사이버펑크 2077>에서 주인공이 타케무라와 함께 건물을 걸어 올라가는 장면은 캐릭터 움직임이 완전히 자유로워 ‘소음’이 많다. 이야기는 듣지 않고 건물을 뛰어내리거나 물건을 집는 등 수많은 활동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인공과 타케무라가 나란히 앉아 서로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옥상 장면은 ‘소음’이 낮다. 따라서 퀘스트와 관련하여 유저에게 꼭 전달할 내용이 있다면, 이런 장면에서 전하는 것이 좋다.
한편, 정보 전달이 반드시 노골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디테일한 세계관 설정은 핵심 스토리라인에서 벗어나 조용히 전달해도 충분하다.
예를 들어 <사이버펑크 2077>에는 전신이 어두운 금속 피부로 뒤덮인 호텔 직원을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에 관련해서 아무런 설명이 없다. 그럼에도 유저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사이버펑크 2077>의 세계관에선 피부마저 제복의 일부라는 사실을 천천히 깨닫을 수 있다.
다음 조언에서 사스코는 퀘스트의 ‘선택’을 구성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위쳐 3>는 퀘스트 선택지를 쉽게 고르기 힘든 게임으로 유명하다. 스토리를 따라 진행하다 보면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지 알기 힘든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이것이 선택 행위 자체를 흥미로운 것으로 만든다.
유저를 이런 딜레마에 빠뜨리려면, 양쪽 선택지 모두에 복잡한 빌드업이 이뤄져야 한다. <위쳐 3>의 나무정령 퀘스트가 그 예시다. 제작진은 해당 퀘스트에서 유저가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도록 퀘스트를 구성했다.
이런 의도적 딜레마는 옳고 그름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인생에 있어 과연 ‘자명한’ 사실들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사실 실제 인생은 자명하기보단 모호한 순간들이 더 많다 그러니 퀘스트 디자인에서 이런 도덕적 딜레마를 구현하는 게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다.
반대로 이런 딜레마 조성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위쳐 3> 스켈리게 지역 퀘스트에서 게롤트는 얄마르와 세리스 중 한 사람을 왕위 계승자로 지원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이 유저들은 여기에서 딱히 고민하지 않고 세리스를 고르는데, 출연 분량, 인성, 매력 등 어떤 측면에서나 세리스가 더 낫고 자연스러운 선택지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유저를 고민에 빠뜨리는 것도 재미를 끌어올리는 방법이지만, 유저가 특정한 선택을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선택지를 정확히 제공하는 것 또한 캐릭터에의 몰입을 돕는다.
<사이버펑크 2077>에는 특정 캐릭터의 배신이 드러나는 대화 장면이 있는데, 해당 인물을 정말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실제로 ‘때리기’ 옵션이 나온다. 사스코는 “스트리머들이 이 장면을 플레이하는 것을 많이 봤는데, 이 장면에서 ‘정말 때려주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때 저 선택지가 등장하면, 제작진 입장에서는 ‘제대로 해냈다’는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알아볼 것은 ‘행동의 결과’(consequence)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사이이버펑크 2077>의 종반부에서는 몬스트럼 파벌과 타협하기 위해 그 수장을 만나야 하는 장면이 있다. 이때, 초반부에 어떤 인물을 어떻게 대했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덤덤’이 수장으로 등장할 수도 있고, 만약 주인공이 덤덤을 죽였다면 ‘패트리샤’를 만나게 된다.
이렇듯 특정한 선택이 특정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유저에게 충분히 드러내야(telegraphing) 한다고 사스코는 말한다. 유저의 과거 선택에 따라 이야기나 월드에 찾아오는 변화가 있다면, 이를 최대한 다양한 방법으로 드러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앞서 장면에서는 어떤 보스를 만나느냐에 따라 해당 인물에게 가는 구체적 경로와 과정까지 변하면서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게 했다.
유저들은 이런 ‘드러내기’ 요소에 항상 놀라고 즐거워한다. 그리고 그 요소의 등장이 늦춰지면 늦춰질수록 그 효과가 커진다. 유저 스스로도 자신이 어떤 행동을 결정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쯤 그 행동의 결과가 드러나면 임팩트가 극대화된다는 뜻이다.
반면 드러내기 요소가 지나치게 모호하다면 일종의 ‘자원낭비’다. 그리고 사실 <사이버펑크 2077>에는 이런 낭비가 종종 존재한다. 이를테면 TV 속 내용이나 라디오 방송 내용이 바뀌는 식인데, 이걸 알아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드러내기 요소를 디자인할 때는 최대한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설계하도록 한다.
마지막 파트에서 사스코는 퀘스트 디자인의 퀄리티를 향상할 수 있는 팁 4가지를 소개했다.
그중 첫 번째는 ‘과잉 디자인’을 방지하는 것이다. <사이버펑크 2077>의 특정 퀘스트에서는 주역 캐릭터 중 하나인 파낙이 주점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등장한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더 리얼하게 만들기 위해, 파낙이 술을 다 마신 뒤 주점을 나서서 집으로 향하는 전 과정을 구현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었다.
그러나 이는 기각됐다. 그럴 필요가 아무래도 없기 때문이다. 디테일한 표현이 멋진 것은 어디까지나 그것이 유의미할 때, 분명한 이유가 있을 때의 일이다. 그렇지 않은 디테일은 ‘과잉 디자인’이며, 퀘스트 디자이너로서 자신이 만든 퀘스트 설계가 ‘과잉’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감각은 중요하다.
다음 팁은 ‘예술적 용기’를 발휘하는 것이다. <사이버펑크 2077>에서 ‘조슈아 스티븐슨’이라는 범죄자 이야기를 다루는 퀘스트를 통해 사스코가 말하는 예술적 용기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 퀘스트에서 스티븐슨은 십자가형을 당하면서 이 과정을 ‘브레인댄스’로 녹화하길 바란다. 브레인댄스란 인물의 오감을 기록하는 <사이버펑크 2077> 세계관의 미디어 포맷을 이야기한다.
스티븐슨이 이런 해괴한 죽음을 원하는 것은 자신의 종교적 깨달음을 최대한 많은 이들이 느끼길 바라는 열망에서다. 해당 퀘스트에서 주인공은 스티븐슨의 십자가형 계획을 도울 뿐만 아니라, 아예 본격적으로 동참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로마 병사처럼 십자가형 과정을 직접적으로 돕는다.
본래 이 미션은 주인공이 스티븐슨을 브레인댄스 스튜디오에 데려다주는 것으로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스코는 <사이버펑크 2077> 같은 디스토피아에서 개인의 종교적 신념이 가지는 의미를 사유해볼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따라서 주인공과 스티븐슨이 십자가형이라는 종교적 의식을 가까이서 체험한다는 사실은 중요했다. 그러니까 이 장면은 그저 ‘특이함을 위한 특이함’을 추구한 장면이 아닌 셈이다.
사스코에 따르면 인디 게임들에 비해 트리플A 들은 점점 더 이런 ‘예술적 용기’를 발휘하지 못하고 안전한 노선만을 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CDPR에서는 이러한 ‘예술적 용기’가 이전부터 발휘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시는 사스코 본인이 디자인한 <위쳐 3>의 ‘피의 남작’ 퀘스트다.
해당 퀘스트에서 ‘남작’은 가정폭력을 저지른 남편으로서 퀘스트 말미에 비로소 이를 뉘우친다. 그 후 자신 때문에 유산됐다가 장례도 없이 땅에 묻혀 괴물로 변하고 만 자녀를 안아 옮기는 인상적 장면을 연출한다.
이 퀘스트를 만들던 당시 CDPR에는 남작처럼 자녀를 둔 부모가 많았고, 일종의 ‘좀비 아기’가 등장하는 이야기에 불편함을 표했다. 그러나 퀘스트가 담고 있는 메시지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이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피의 남작’ 퀘스트는 딸을 위해 헌신하는 주인공 게롤트에 대비된 ‘망가진 아버지상’을 제시하면서 가정 폭력의 문제를 시사하고 있다.
앞서 십자가형 퀘스트와 마찬가지로, ‘피의 남작’ 퀘스트 역시 그저 특별함만을 위해 그렇게 디자인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개발진은 게임 매체가 다루지 않던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 <위쳐 3>이 출시했던 2015년은 트리플A뿐만 아니라 인디 게임도 이런 주제를 잘 말하지 않던 시절이다.
사스코는 “이것이 우리(게임 개발자)가 해야 하는 일,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 CDPR의 퀘스트 디렉터로서 생각해보면, 남들이 하지 않는 퀘스트를 만듦으로서, 유저들은 우리 게임에서 우리 게임만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 팁으로는 ‘혁신’의 추구 방식이다. 여기서 사스코는 ‘MAYA(Most Advanced, Yet Acceptable) 원칙’을 이야기한다. 마야 원칙은 최대한의 새로움을 추구하더라도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주는 지켜야 한다는 디자인 원칙이다. 이 원칙을 지킨다면 시장에 아직 없는 특이한 요소를 추구하면서도, ‘적정선’을 찾을 수 있다고 사스코는 말한다.
마지막으로 퀘스트 디자인에 있어 ‘효율성’을 발휘하기 위해선 팀 단위로 일해야 한다는 조언을 전하며 사스코는 강연을 마쳤다. 많은 퀘스트 디자이너는 특별하고 별난 퀘스트를 만들고 싶어하고, 이는 당신의 팀원들도 마찬가지다. 팀원들과 한마음으로 서로의 장점을 잘 파악해 활용해낸다면 다른 팀이 해낼 수 없는 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다.
<사이버펑크 2077>의 ‘슈프림’ 퀘스트가 그런 예시다. 해당 퀘스트는 실제로 기타를 연주하는 팀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독특한 전개를 가지고 있다. 사스코는 “이런 시도가 물론 쉽지는 않다. 하지만 팀원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연대감을 가진다면 가능한 일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