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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P1 음악 맡은 올드보이 작곡가 최승현

이성진(환세르) 2006-11-16 17:23:59

 

이번 ‘지스타 2006’ 넥슨 부스에는 <SP1>의 새로운 티저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스릴러 영화 같은 MMORPG라는 점에서 그 음악 역시 독특한 색을 띄고 있었는데요. 해당 음악의 작곡가는 다름 아닌 최승현씨입니다.

 

최승현씨는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실미도>와 같은 유명 영화 외에도 다양한 영화 작업에 참여한 영화 음악 작곡가 입니다. 이에 디스이즈게임은 <SP1>의 음악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최승현씨의 개인 스튜디오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디스이즈게임


■ 최승현의 <SP1> 배경음악

(플레이버튼(▶)을 누르면 음악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RPG/sp1_IN.mp3#]]

 

* <SP1> 인트로 : 현재까지 공개된 유일한 SP1 배경음악입니다. <SP1>만이 지니는 스릴러의 느낌을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 날지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이 동시에 녹아나 있는 작품입니다.

 

 

TIG> 예전부터 게임에 관심이 있으셨나요. 그리고 어떤 계기로 <SP1> 게임음악에 참여하셨는지요?

 

솔직히 <SP1>을 알기 전에는 게임음악은 물론 게임에 대해서 무지했었습니다. 관심도 그리 많지 않았구요.

 

실버포션에서 게임음악 작업에 대한 제의가 들어왔고 처음에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작업에 대한 이야기, 게임의 컨셉이나 분위기, 시나리오 등을 접하고 ‘대단히 매력적인 부분이다’라고 느꼈습니다.

 

기존의 영화음악 작업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면서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TIG> <SP1>, 작곡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게임 자체가 스릴러 영화 같다는 컨셉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관성이 생기더군요.

 

작곡가마다 작곡 방식이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편곡과 사운드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하시는 분들도 있고, 저처럼 멜로디를 먼저 써놓고 편곡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SP1>의 경우 일단 피아노로 멜로디를 만들고, 화면에 따라 편곡 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TIG> 스릴러 음악을 작곡하신 적이 있나요? 있다면, <SP1>에서도 비슷한 풍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나요? 

 

일단 5부작 미스터리 스릴러 <코마>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익숙하신 <올드보이>의 음악 등이 있구요. 블랙코메디 영화라 할 수 있는 <친절한금자씨>의 경우도 음악만 놓고 보자면, 스릴러 형태의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비슷한 느낌의 음악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SP1>을 또 하나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작곡에 전념하고 있기에, 같은 음악은 있을 수 없죠.

 

 

TIG> 게임 음악은 게임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영화에서 이상적인 음악의 역할은 극장 안에 있는 관람객들 모두에게 동일한 경험을 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슬픈 내용인데, 음악이 없을 경우에는 영화 제작자의 의도와는 달리 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느낌으로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역할은 게임에서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음악이 가진 역할은 동일한 경험을 해주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유저마다 게임을 접하는 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 역할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게임에서 음악의 역할은 ‘상상력의 증폭제’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투명한 유령 같은 적이 있는데, 이 적이 다가옴을 굳이 이미지가 아닌 음악을 통해 표현해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승현 작곡가의 작업실은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TIG> 온라인 게임들의 특징은 긴 시간 같은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는 게임 음악 같은 경우 동일한 음악이라도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음악이 처음 듣는 순간, 쉽게 마음에 들 경우 쉽게 질리게 됩니다. 그 선을 어느 정도 조절해서 모든 사람들의 귀에 들어오면서도, 조성을 흐려 반복적인 멜로디라 할지라도 지루하지 않도록 할 생각입니다.

 

 

TIG> <SP1>의 음악 작업을 위해 어떤 식으로 영감을 얻나요?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이번 일 자체가 새로운 시도이다 보니 저 역시 영감을 얻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합니다. 다양한 영화OST를 들어도 보고, 클래식도 찾아서 듣고 여하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여전히 작업중인 터라, 지금 이렇게 취재를 하는 순간에도 어쩌면 영감을 얻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TIG> 녹음 작업은 언제쯤 시작되나요?

 

일단 1차 분량이 완성되면, 개발사와의 미팅 이후 수정 또는 합의를 도출한 이후에 녹음 과정을 거칠 것 같습니다. 믹싱 작업을 하게 된다면, 협주 외에도 일레트릭한 부분도 있기에 다음달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최승현 작곡가는 작업을 한 번 하기 시작하면, 10시간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이 없을 때도 있다고 합니다.

 

 

TIG> 음악작업을 하면서 가장 신경을 쓰신 부분은 무엇입니까?

 

스릴러 영화 같은 게임이라는 명제를 지켜내면서 다양한 변주를 하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대표적인 음악의 색채는 스릴러 영화의 사운드트랙과 같은 음산하고 스산하며, 분위기와 감정을 자극하는 음악이라고 한다면 이와는 다른 다양한 편곡과 음악을 선보여 핵심적인 부분은 일관성을 유지하되,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캐릭터와 배경의 감정이입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형사, 기자, 갱스터 등을 플레이 할 수 있고 개개인의 시나리오가 있는 만큼 이들 개인 시나리오에 기반한 음악이 준비됩니다.

 

다양한 배경이 등장하는 만큼 해당 배경의 분위기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해 낼 수 있는 음악작업에도 신경을 쓰고 있구요.

 

 

TIG> 엔씨소프트의 차기작 <아이온>이라는 게임음악을 양방언씨가 맡았는데요. 많은 분들이 <아이온>의 양방언과 <SP1>의 최승현이 ‘게임 음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 할 것이다’라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양방언씨의 음악은 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며, 음악적인 역량이 대단한 분이라 생각합니다. <아이온>이라는 게임에 뉴에이지가 합쳐질 때 어떤 느낌이 발산될지 저도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저는 영화음악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해 왔었고, <SP1>의 게임음악을 영화음악과 게임음악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합니다.

 

현재 게임이 개발 중인 관계로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음악과 게임이 합쳐져 게임을 플레이할 때, 음악만으로 스릴러 영화 같은 청각적 연출을 느껴보실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나 양방언씨 모두 좋은 음악을 위해 매진할 수 있다는 사실과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은 모두에게 신나고 재미있는 일일 것입니다.

 

 

TIG> <SP1>의 개발사 실버포션과는 음악작업 시 어떤 식으로 진행하시나요?

 

게임의 컨셉이나 의도, 비쥬얼, 용도 등 다양한 부분에 있어 이야기를 하고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의논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발사측에서는 제가 음악작업을 하는데 있어 많은 부분을 자유롭게 맡겨주시는 편입니다.

 

이번 일이 진행되기 전에, 저에게 요청하신 부분이 ‘하고자하는 음악을 자유롭게 해주시면 됩니다, 다만 기존 게임음악을 뛰어넘어주세요’였거든요. 이 한마디가 제게는 부담도 되지만, ‘한번 해보자’라는 의욕을 동시에 생기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최승현 작곡가가 게임음악을 시도하게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씀 드리니,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이시더군요.

 

 

TIG> 앞으로 게임음악 제작과 관련해 활동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온라인게임 뿐 아니라 비디오게임이나 PC게임 모두 포함해서요.

 

. 우선 <SP1>을 잘 만들고 난 다음에 진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야 하겠지만요.(웃음) 비디오게임이나, PC게임 같은 경우 영화처럼 끝이 있다는 점에서 더 좋을 것 같습니다.

 

 

TIG> 영화 OST처럼 <SP1>의 음반도 별도로 제작해서 판매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그 부분은 개발사인 실버포션과 넥슨의 몫인 것 같습니다. 개발사에 따르면, 일단 발매할 계획이 있으시다고 하시더군요.(웃음)

 

 

TIG> 마지막으로 디스이즈게임 가족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아무래도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음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만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SP1>을 맡아서 작업을 하다 보니, 이제야 한국 게임 산업의 규모를 알 수 있게 되더군요. 솔직히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렇기에 그에 걸 맞는 게임 음악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SP1>, 그리고 저의 음악에 많은 관심 가져 주세요. 감사합니다.

 

최승현 작곡가가 직접 싸인해 주신 <코마> OST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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