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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통해 네오플이 추구한 '액션쾌감'

만용을 부리지 않고 차별화를 이루는 방법

김승주(사랑해요4) 2025-03-25 00:00:53

만용을 부리지 않고 차별화에 성공하다.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리뷰한다면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할까?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을 시작으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AAA급 콘솔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어떻게 차별화와 나름의 재미를 만드느냐였다. 아무리 게임사의 '첫 도전'이라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그것을 이해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비싼 돈 주고 샀는데 재미없으면 돈 낭비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그 다음이 어려워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액션 게임으로 개발된 <카잔> 역시 그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가진 게임이었다. <카잔>이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IP로 개발된 게임이고, <던파>가 오랜 기간 사랑받은 액션 게임이라 하더라도, 2D 게임이라는 문제가 있다. <카잔>은 3D 게임이다. 이미 시중에 출시된 여러 액션 및 소울라이크 게임 덕분에 소비자의 눈은 높아져 있기도 하다.


<카잔>을 플레이하는 내내 네오플이 이 부분에서 치열한 고민을 했음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진행된 수많은 인터뷰에서도 개발팀이 언급한 최우선 과제는 이것이었다. 그 노력 덕분인지 2회차와 수집 요소 일부 클리어를 포함해 40시간 이상 플레이한 <카잔>은 나름의 차별화된 매력을 가진 게임이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아보고자 한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출시일: 2025-03-28 (디럭스 에디션 사전 플레이는 3월 25일)
개발사: 네오플
유통사: 넥슨
플랫폼: PC, Xbox, PS
가격: ₩ 64,800 
장르명: 하드코어 액션
리뷰 버전: PC, 스팀덱
리뷰 빌드: 사전 리뷰용 빌드



# 개발진이 '하드코어 액션'을 수차례 강조한 이유


인터뷰에서 개발팀은 <카잔>을 '하드코어 액션 게임'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 답변은 "소울라이크 게임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프롬 소프트웨어의 <다크 소울> 시리즈는 뛰어난 완성도로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만들어 냈고, 수많은 게임이 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재미와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다. <카잔> 역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소울라이크'라고 오해할 수 있다.


<카잔>은 소울라이크는 확실히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왕>류에 가깝다. 팀 닌자의 액션 게임 <인왕> 시리즈는 겉으로만 보면 '소울라이크' 게임 같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는 개발사 특유의 액션과 차별화된 포인트로 팬층에게 "이 게임은 소울라이크가 아니다. 자신만의 매력을 가진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카잔>을 <인왕>류라고 언급한 이유는 '모방' 혹은 '단순히 비슷해서'가 아니다. 정말 많은 부분에서 시스템을 벤치마킹 했다는 것이 느껴지며, 비유를 사용하는 것이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설명하기 쉽기 때문이다(그래서 기자는 '라이크'라는 표현을 싫어하지 않는다. 독자가 적은 텍스트로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표현이다). 리뷰를 끝까지 읽거나 실제 게임을 해 봤다면 <인왕>을 왜 이야기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카잔>은 소울라이크보단 확실히 액션의 감각이 더 큰 게임이다.

<인왕> 시리즈를 해 봤다면 생각나게 하는 요소들이 꽤 있다.


넘어가서, <카잔>이 '하드코어 액션'인 이유는 '게임의 많은 시스템을 플레이어 스스로 응용'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카잔>은 <세키로>처럼 적의 공격이 오기 전에 정확한 타이밍에 가드하면 '직전 가드'가 발동한다. 하지만, 모든 패턴을 직전 가드로 막아 가며 보스의 그로기 게이지를 소모시키며 공략하는 게임은 아니다. 애초에 적의 공격을 받아치는 시스템부터 '직전 가드', '리플렉션', '카운터 어택'의 3가지로 나뉜다. 


<카잔>에는 적을 공략하기 위한 여러 수단이 있다. 가령, 대부분의 적은 그로기 게이지를 가진다. 공격을 직전 가드하고 빈틈을 노려 적을 공격하면 그로기 게이지가 감소한다. 그로기 게이지가 모두 감소하면 잠깐의 유예 시간이 주어지며, 이 때 적에게 특정 버튼을 누르면 강력한 잡기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이것 자체는 다른 액션 게임에서 많이 보였던 시스템이다.


적의 그로기 게이지(체력바 하단)을 모두 감소시키면, 적은 잠시 동안 무방비해진다.
잡기를 사용하면 체력도 일부 회복시켜 주기에 '성공'에 대한 감각이 좋다.


그런데, <카잔>은 이 그로기를 터트리고 발생한 유예 시간까지 쥐어짜는 액션을 추구하고 있다. <카잔>은 무기의 스킬을 많이 익힐수록 약공격과 강공격 그리고 최대 6개까지 장착 가능한 스킬을 통해 끊기지 않는 콤보를 이어갈 수 있다. 스태미나와 스킬 사용에 필요한 투기 게이지(적을 공격하거나, 직전 가드하거나, 피격당하면 회복)이 허락하는 사이에서는 계속해서 공격이 가능하다.

스태미나를 모두 소비해도 투기가 있다면 스킬로 공격을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그로기가 터졌다고 곧바로 잡기를 사용하기보단, 유예 시간을 최대한 쥐어 짜 공격을 이어가고 아슬아슬한 시간이 남았을 때 마무리로 잡기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공격의 틈새를 만드는 방식은 그로기가 전부가 아니다. 크게 세 가지가 존재한다. 특정한 연속 패턴의 마지막 공격을 완벽히 막아내면 적은 잠시 경직에 빠진다. 강인도가 높지 않아 패턴을 사용하는 상태가 아니라면 플레이어의 강공격에 경직이 걸리는 적이나 보스가 있다. 부위 파괴가 가능하거나 특정한 기믹을 가진 보스도 존재한다.


몇몇 공격은 플레이어에게 닿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이 때 '리플렉션'을 사용해 큰 틈을 만들 수 있다. 가드를 올린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리플렉션은 몇몇 공격이 닿기 전에 발동하면 큰 그로기 피해를 입히고 적의 자세를 무너트린다.

플레이어의 몸에 '글자'가 표시되는 공격은 막을 수 없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카운터 어택'을 사용하면 강렬한 이펙트가 나오며 큰 틈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을 사용하기 어렵다면 그냥 피해도 되지만, 성공하면 기분도 좋고 큰 틈이 생기기에 상당히 유용한 시스템이다. 심지어 성공하는 순간에는 스태미나를 크게 회복시켜 준다.


회피하거나 반드시 카운터 어택으로 대응해야 하는 패턴
가끔은 연속 공격의 마지막으로 섞여 나오기도 하는데, 본능적으로 반응해 대응에 성공하면 기분이 좋다.


적의 그로기 게이지에도 세 가지가 존재한다. 플레이어처럼 공격마다 스태미나 게이지를 소비하는 적(하얀색 게이지)나, 소비하지 않는 대신 계속해서 그로기를 축적시켜 경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적(보라색 게이지)가 있다. 마지막으로 후반부에 추가되는 공격에 경직을 당하지 않아 패턴을 잘 공략해야 하는 적(빨간색 게이지)이 있다.


여기서 하얀색 그로기 게이지를 가진 적이 대다수인데, 이들이 공격만 해도 자신의 그로기 게이지를 소모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의 패턴은 가끔 막아내기 어렵거나, 막아도 속성 이상치가 축적되는 등의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패턴에도 스태미나를 소비하기에 이것이 부족하면 잠시 쉰다. 다시 말하면 공격을 잘 피하거나 패턴을 잘 공략하기만 해면 직전 가드를 잘 쓰지 않고도 그로기 상태를 만들 수 있다. 


일반 적의 경우 그로기로 곧바로 처치가 가능해지면 호쾌한 연출이 나온다.


덕분에, <카잔>은 보스의 패턴을 확실히 익히고 끝없이 최선의 수를 판단하며 싸워나가게 된다. 그로기를 많이 터트리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틈을 만들며 스킬을 사용하고 대미지를 누적시키면 보스는 금새 쓰러진다.


스태미나 관리도 중요하다. 적의 공격을 단순히 가드하기만 하면 반격에 필요한 자원이 모자라지기 때문이다. 정식 출시 이후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보스를 쉽게 잡는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겠지만, 그런 것 없이 게임의 기본적인 시스템 하에서 공략을 해 나간다면 상당히 손에 땀을 쥐는 전투를 체험할 수 있다.


더불어 WWE와 같은 레슬링에서는 공격 당하는 상대가 어떻게 '맛있게' 공격을 접수해 주느냐도 중요하다. 액션 게임에서도 같다. <카잔>에서 대부분의 적 공격은 '보고 대응할 수 있도록' 상당히 느리게 날라온다. 누군가는 공격이 너무 느려서 답답하고 '엇박자'로 느껴질 만큼 말이다. 


대신 플레이어가 너무나 공격을 연속으로 이어 오면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갑작스레 빠른 공격이 오기도 한다. <카잔>의 보스는 공격을 맞고만 있지는 않는다. 가끔은 플레이어의 공격을 끊고 패링까지 한다.


플레이어의 공격을 끊고 반응해 오는 패턴이 있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빨간색 선에 주목)
대신 방어에 잘 성공하면 그만큼 리턴도 크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공격이 존재한다. 각자 다른 리듬을 가진 연속 공격이나, 패턴을 한번 보여준 후 플레이어의 대응에 따라 파생된 공격을 해 오기도 한다. 가령 단순한 내려찍기로 끝나야 할 공격이 갑자기 잡기로 변경되거나, 반드시 리플렉션으로 막아야 하는 공격이 오거나 하는 식이다. 체력이 50% 밑으로 떨어지면 대부분의 패턴이 강화된다. 3번의 공격이 나와야 할 패턴이 6번, 7번으로 늘어난다.


특히, 초중반부를 넘어서면 대부분의 보스가 '상태 이상'을 동반한 공격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모든 패턴을 직전 가드로 넘긴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 좋다. 회피를 사용해야 할 때가 있고, 카운터 어택과 리플렉션도 언젠가는 익혀야 할 순간이 온다. 적의 공격에 대응할 수단이 많기에, 패턴을 익히며 어떤 것을 사용할지 미리 생각해 놓을 필요가 있다.


게임쇼 체험 버전에서 시연됐던 볼바이노.
패턴이 강화되면 불이 붙은 무기를 휘두를 때는 직전 가드를 해도 화염 이상치가 쌓여 곤란하다.
그렇다면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특정 공격은 직전 가드를 포기하고 회피하거나 하는 방법을 사용해볼 수 있다.


이런 게임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속성 이상치 저항력 강화 아이템이나 몇몇 소모 아이템도 쉬운 공략을 위해선 사용할 필요가 있다. 생각보다 좋은 효과를 가진 아이템들이 있고, 회복 아이템의 수는 늘 부족하지만 다른 사용 아이템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 게임 중반부부터는 변신이 해금되기도 하는데, 이 변신 시간을 일종의 '무적 효과' 처럼 응용할 수도 있다. (대신 공격 성능은 그다지 좋지 않다.)


기자의 경험에서도 이런 의도가 절실히 느껴졌다. 기자는 액션에서 패링을 안 좋아한다. 그래서 직전 가드만 사용했음에도, 결국 원활한 공략을 위해 카운터 어택과 리플렉션을 익히게 됐는데 그 이후부터 게임 공략이 상당히 수월해졌다. 몇몇 패턴이나 적은 "답이 없다"고 느껴지지만 게임의 시스템을 응용하면 '상당히 쉽게' 극복된다. 이를 의도한 듯한 '선생님' 같은 보스들이 초중반부에 배치되어 있기도 하다.


마지막 선생님이라 할 수 있는 말루카. 혼돈 이상치(최대 체력 감소)를 누적시키는 공격에다가, 연속 패턴이 상당히 많다.
처음 보면 막막할 수 있는데, 공략을 제대로 해 보면 어렵지 않다.

리플렉션을 안 쓰면 고통스러운 적. 공격을 막아도 '역병' 수치가 쌓여 곤란하며, 
아무리 직전 가드를 잘 해도 스태미나가 잘 소모되지 않아서 마치 철벽같이 느껴진다. 
그런데 패턴을 리플렉션으로 대응하면 허수아비가 되어버린다. 대응법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정말 큰 적.


바이퍼도 리플렉션을 쓰면 특정 패턴 파훼가 정말 쉬워진다.

종종 보스들은 이상하게 느린 패턴을 쓰는데, 보통 "여기엔 리플렉션을 쓰세요"라는 느낌이다.

리플렉션의 유용함은 최종 보스까지 이어진다.


정리하자면, <카잔>은 게임의 다양한 시스템을 적극 사용해 보스를 공략해야 하는 게임이다.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적에게 대응하고, 빈틈을 만들며 그로기 시간까지 쥐어짜 화려한 공격을 이어넣어야 한다. 개발진이 '하드코어 액션 게임'이라고 <카잔>을 말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게임의 중반부부터 이 포텐셜이 터지긴 하지만, 자신의 세팅과 콤보과 완성되고 시스템을 스스로 응용할 수 있는 순간부터는 액션이 상당히 쾌적해지고, 처음 보는 패턴이라도 광전사처럼 본능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다만, 이렇게 말하면 '난이도'가 우려될 수도 있는데 <카잔>은 해 보면 상당히 개발진이 난이도를 많이 덜어낸 것이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게임이다. 2차례의 FGT를 진행했을 당시 테스터 몇몇은 우회적으로 "난이도가 정말 어렵다"는 소감을 전했는데 어느 정도 덜어내 다행인 부분이다. 덜어낸 나머지 어떤 부분에서는 적의 공격이 너무 느려 (공격할 것 같은데 공격이 안 온다) 화가 날 때도 있다. 


조작도 어렵지는 않되, 확실한 컨트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도 하다. 적의 공격을 직전 가드하는 사이, 직전 가드에 성공했을 때 약공격을 눌러 발동되는 반격기만 사용해도 멋지게 막고 반격하는 장면이 연출되며 손이 바빠진다. 직전 가드에서 이어지는 약공격 반격은 그로기 수치를 적지 않게 감소시키기에 연타 패턴이 아니라면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직전 가드의 판정도 자비롭다. 스킬은 R1, R2 버튼을 누르고 할당한 버튼을 누르면 발동하는 간단한 구조기에 상당히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약공격과 강공격을 적당히 섞기고 스킬 몇 가지만 추가해 줘도 나름 화려한 콤보가 나온다. 따라서 난이도는 하드코어할 정도로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쉬움 난이도'가 있다. 쉬움으로 되돌리면 다시는 보통 난이도로 돌아오지 못하지만, 게임을 구매했는데 액션이 어렵다면 난이도를 낮추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초반 지역에서 3번 연속 죽거나 첫 보스를 클리어하면 난이도를 낮출 수 있는 옵션이 추가된다. 쉬움 난이도에서는 주인공의 스펙이 크게 오른다.


서브 퀘스트에서는 팔레트 스왑형 보스도 등장한다.
처음에는 어려웠던 보스가,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패턴을 익혔다 보니 정말 쉬워지는데 여기서 성장 체감이 크게 온다.


보스와의 이런 끝없는 주고받기가 <카잔>의 핵심이다.



# 그런데 필드는 소울라이크가 떠오르는

게임의 핵심 시스템을 설명했으니 세부적인 이야기로 넘어가자. <카잔>은 원작 <던파>의 스토리대로 '광룡 히스마'를 토벌해 영웅이 된 주인공 '카잔'이 모함을 받아 억울하게 유배를 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유배를 가던 도중 카잔은 사고를 당해 죽기 직전까지 몰리지만, '블레이드 팬텀'과의 계약을 통해 전투 능력을 되찾고 복수를 다짐한다.


게임의 진행은 소울라이크 장르처럼 일직선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지역을 개방하며 넘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거점이 되는 지역에서 목표를 가지고 맵에 진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왕>에서 퀘스트를 받아 맵에 진입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앞서 전투는 하드코어 액션 게임을 모토로 한다곤 했지만 필드의 진행 자체는 소울라이크 게임을 떠오르게 한다. 적과 계속해서 전투만을 벌이기보단 여러 함정을 극복하며 탐험하고, 세이브 포인트에서 이어갈 수 있는 지름길을 개방하고, 특정 지역에 있는 엘리트를 처치하고 (엘리트는 한 번 처치하면 리젠되지 안않는다) 보스에 도전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분이 생각할 만한 것은 대부분 등장한다. 항상 방패병과 같이 배치되어 등장하는 짜증나는 궁수들, 독늪, 상자를 가장한 함정, 낙사하기 쉬운 구간, 카메라의 사각 지대에 매복한 적 등 여러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양심은 있는 편인데, 가드하면서 움직이거나 공격하고 있을 때는 떨어지지 않는다. 플레이어가 트리거 조작을 잘못하거나 적의 공격을 절벽에서 신나게 맞는 것이 아니라면 잘 낙사하지 않는다. 악랄한 기믹을 가진 맵이 있지만 대부분은 '찍먹' 수준에서 그치기도 한다. 다른 소울라이크 게임에서 자주 보인 기믹도 많아 익숙함을 느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다크 소울 3>의 대서고라던지)


와! 독늪

낙사하기 쉬운 구간이 많지만, 정신 차리고 하면 떨어질 일은 적은 편이다.
무엇보다 공격 스킬의 큰 모션으로는 낙하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다.


으면 '단진'(<던파>의 그 단진 맞다)에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항아리 정령'이나 숨겨져 있지만 많이 파괴하면 능력치 강화 효과를 받는 '수상한 광물', 맵의 스토리를 보며 모을수록 능력치 보상 효과를 골라 받을 수 있는 시체들이 탐험의 동기를 유도하기도 한다. 특히 단진이 42명의 항아리 정령을 찾았을 시 판매하는 머리 장비에는 '세트 효과 요구치 감소'가 붙어 있어 회차 플레이를 위해서는 필수라고 느껴진다.


멀티플레이 요소로 다른 플레이어의 시체를 조사해 소환되는 적과 싸울 수도 있다. 이를 처치하면 장비 보상과 함께 보스전에서 조력자를 소환하거나 스펙을 강화할 수 있는 재료가 지급된다. 


아쉽게도 파밍의 요소는 적은 편으로, 처치해도 주어지는 장비의 보상은 그다지 값지지 않기에 강력한 장비의 드롭을 노리긴 어렵다. 조력자를 열심히 강화해도 보스전에서 패턴 몇 번을 버텨주는 데 그친다. 그래도 무덤을 조사하다 보면 해당 필드를 공략하기 유용한 장신구(가령 독 저항 같은)를 높은 확률로 제공하기에 보스나 필드 공략이 어려울 때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시체들이 즐비하다고 꼭 하나하나 클리어할 필요는 없다.


맵 곳곳에 있는 수상한 광물을 파괴하면 보상을 얻는다.

맵마다 1명씩 숨어 있는 항아리 정령을 모으면 단진이 보상으로 아이템을 판매한다.

필드의 적을 조건을 맞춰 격파하면 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어느 순간 역병 정화약이 정말로 필요해질 순간이 올 텐데, 제작식은 여기 있다.


# 장비와 성장 시스템

<카잔>의 액션을 즐기기 위해서는 성장과 장비의 조합도 중요하다. 장비에는 커먼, 레어, 유니크, 에픽, 레전더리의 등급이 있다. 유니크 등급부터는 장비마다 3개의 랜덤 효과가 붙으며, 1회차 최후반부부터 등장하는 에픽 등급에는 고정 옵션이 추가된다. 세트 효과를 가진 장비도 있어 자신의 무기에 적절한 효과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랜덤 효과는 NPC에게 재화를 지불하고 바꿀 수 있다.


무기는 체험판에서 등장했던 대로 도부, 대검, 창의 3가지로 나뉜다. 도부는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등 빠른 액션에 집중하고 있으며, 대검은 강력한 모으기 공격과 대미지 감소로 적의 공격을 버텨 가며 차지 공격을 욱여넣는 액션이 핵심이다.

기자가 주로 사용한 창은 빠르고, 긴 사거리의 공격을 쉴 틈 없이 꽃아넣는 것이 핵심이다. 그로기 게이지도 타 무기에 비해 잘 감소시키는 편이다. 충분히 스킬을 투자하면 강공격과 약공격을 번갈아 가며 스태미나가 허락하는 한 무한히 공격할 수 있다.


여러 세트 효과를 가진 장비를 파밍하거나 제작할 수 있다.


그로기 게이지를 잘 감소시키고, 타수가 많은 것이 장점인 창
<던파>의 마창사가 생각나기도

아이템은 최대 에픽-레전더리 등급까지 있다. 
에픽 장비는 1회차 최후반부부터 나온다. 마치 "2회차 하세요!"라는 듯이


무기의 효과나 스킬은 별도의 숙련 포인트를 통해 획득할 수 있다. 적을 공격하거나 공격을 막아내면 경험치를 얻고, 경험치가 쌓이면 1개의 포인트를 얻는 방식이다. 배운 무기의 스킬은 R1과 R2 버튼에 각각 할당해 최대 6개까지 장착 가능하다. 꼭 6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기자는 3개의 스킬로 끝까지 게임을 클리어했다.


각 무기에 따른 적절한 장비의 조합은 중요하다. 가령 대검은 모으기 공격이 중요하니, 모으기의 공격을 강화시켜 주는 세트가 용이하다. 몇몇 세트 아이템은 원거리 공격인 '투창'을 강화시켜 주기에 잘만 조합하고 랜덤 능력치까지 잘 맞춰 놓으면 엄청난 대미지를 가진 창을 신나게 던지고 다닐 수도 있다.


이 성장 시스템은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전투의 재미와 연결된다. 가령 기자는 창이 공격 타수가 많다는 점을 응용해 적의 스태미나와 그로기 게이지에 주는 대미지를 강화시켜 주는 세트 위주로 구성했다. 꼭 6세트를 맞출 필요는 없고, 2세트를 여러 개 조합해도 좋다. 장신구까지 포함해 8세트 효과를 가진 아이템도 있다.



스킬은 최대 6개까지 장착 가능하다. 2회차부터 해금되는 것들도 있다.

장비 형상 변화도 2회차부터 등장한다.


# <인왕>도 <인왕 2>부터 본격적으로 재미있었듯이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카잔>은 진입 장벽을 우려한 것인지 정말로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본격적인 액션의 재미는 게임의 중반부, 기자처럼 배우는 것이 느리다면 정말로 후반부에나 발휘되는 편이다. 덕분에 초반부의 난이도에 비해 후반부가 훨씬 쉽다. 게임 초반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카잔은 정말로 소울라이크 게임이 생각날 만큼 허약하다. 


반격을 하려고 해도 몇 번 칼 휘두르면 스태미나가 바닥난다. 정식 출시가 되면 "이게... 대장군?"이라는 농담도 분명 나올 것이다. 정황상 카잔이 오랜 기간 모진 고문을 당하다 겨우 탈출한 것이기에 서사적으로는 알맞지만, 결론적으로 <카잔>의 액션 포텐셜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패턴을 잘 익혀야 하는 보스가 게임 초반부에 몰려 있기도 하다. 2페이즈를 가진 보스도 이외로 초반부에 더 많다. 거점이 되는 지역이 생각보다 넓고 활용되는 공간이 적은 편이다. 필드 역시 이상하게 넓다고 생각되는 맵이 있고, 액션을 추구한 게임 시스템에도 불구 함정이 가득하다. 구출해 온 주요 NPC는 거점에 있지만 서브 퀘스트 몇 번 주는 정도에 그쳐 생각보다 존재감이 없다.

마구 근접 공격을 휘두르며 재미있는 패턴을 가진 적은 게임 중반부까지만 존재하고, 후반부엔 마법을 사용하며 생각없이 돌진해 오는 플레이어를 카운터치는 적이 많아져 손에 땀을 쥐는 근접 혈투는 잘 안 보이기도 한다.



후반부에는 사람 화나게 하는 마법사가 많다.
개인적으로 느낀 가장 강력한 필드 몬스터는 화염 법사기도 하고.

그래도 <카잔>은 개발 의도를 캐치하고 시스템을 학습한 순간부터는 정말로 재밌어지는 게임이다. 적의 공격을 막거나 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격을 끝없이 이어가며 특정 패턴은 회피, 특정 보스에겐 아이템을 기꺼이 사용하기, 리플렉션과 카운터 어택을 적절히 응용하고 보스에게 단순히 '들이박듯이' 도전하는 것이 아닌, 패턴을 외우고 대응하면 게임이 정말로 쉬워지며 '액션쾌감'을 느낄 수 있다. <카잔>도 성장하지만, 플레이어의 실력 역시 성장하는 셈이다.


에픽 등급이 나오는 이후로부터는 세팅의 재미도 커져 성향상 게임에서 회차 플레이는 잘 하지 않음에도 2회차를 지금도 즐겁게 하고 있을 정도다. 원하는 룩을 갖출 수 있는 형상 변화도 2회차에 해금된다. 사실 소울라이크 게임이나 액션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초회차에 그치지 않고 '다회차'를 할 만큼 게임이 가치있느냐도 중요한데(다수의 마니아들에게 물어본 내용이다) <카잔>은 그런 가치를 가지고 있다.



숙련될수록 재미있는 게임이다. 컨트롤을 잘 못 해도 이런 그림이 나온다.


그렇다 보니 리뷰를 쓰는 지금 이 순간 후속작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 <카잔>은 고정된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솔직히 말해 이런 커스터마이징 액션이 중요한 게임이라면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자유롭게 설정하는 것이 더욱 재미있기에 아쉬운 감도 있었다. 

세팅을 완료했지만 회차플레이가 필드가 길다 보니 그다지 편하지 않고, 이런 액션 게임이라면 있을 법한 파고들기형 던전이나 보스 러쉬 같은 콘텐츠도 없어 아쉬웠다. (대신 보스는 한번 처치하면 지역에 재방문해 원하는 만큼 도전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파고들기 콘텐츠에 대해서는 추후 좋은 뉴스를 기대해볼 법하다.)


첫 발을 잘 뗀 만큼 꼭 이를 기반으로 한 후속작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왕>도 <인왕 2>부터 본격적으로 재미있지 않았던가? <카잔>은 첫 콘솔 액션 게임으로는 분명한 합격점을 가진 게임이고, 다른 게임과 비교해 자신만의 유니크한 액션을 구축한 게임이다. 웰메이드 국산 콘솔 게임을 찾는 사람에겐 확실히 추천할 수 있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
8.4
한줄평
개발진이 수차례 강조했던 <카잔>의 '액션쾌감'은 허구가 아니었다.
장점http://
- 익숙해질수록 재미있는 액션, 콤보를 만드는 재미
- 첫 콘솔 게임임을 생각하면 훌륭한 만듦새 
- 맛있게 공격을 맞아주는 몇몇 보스의 완성도
- 좋은 성우 디렉팅
- 스팀덱에서도 잘 돌아가는 최적화 (테스트 결과 구형에서도 잘 됨)
단점
- 다소 평면적이고, <던파>를 모르면 와닿지 않을 수 있는 스토리 
- 종종 귀찮게 구성된 필드
- 이상하게 넓은 거점, 맵 간 이동의 불편함
- 종종 중구난방이라고 느껴지는 시스템
- 직전 가드의 자비로운 판정과 리플렉션의 성능 때문인지 후반에는 원거리형 보스가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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