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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외로운 당신을 위한 최고의 선택

게임 속에 그녀와 함께 영원히 갇혀버린다면...

김재석(우티) 2024-12-23 16:36:04
게임 기자의 과업 중 하나는 스팀 차트를 살피며 무슨 게임이 인기가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매년 연말이 되면 연애 시뮬레이션이 눈에 띈다. 올해는 <하숙생이 전부 미녀입니다만?>에 이어 <타이완 러브 스토리⁵>가 인기를 끌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신작을 출시하는 경우가 더러 있고, 이때를 맞아 과거의 출시작이 재조명되기도 한다.

최근 출시된 <미사이드>(MiSide)는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이다. 23,700개가 넘는 긍정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는데, 체험해 보니 충격적인 요소로 가득한 수작이었다. <인스크립션>의 첫 챕터를 플레이했을 때의 충격, <캐빈 인 더 우즈>의 미연시판이랄까? 크리스마스에 신선한 자극을 찾는 게이머라면 <미사이드>를 놓치지 마시길.


게임명: 미사이드

장르: 연애 시뮬레이션, 호러

플랫폼: PC (스팀)

개발사: AIHASTO

출시일: 2024년 12월 11일

한국어: 자막 지원




주인공은 따분한 일상을 보내던 중, 친구에게서 미소녀 '미타'를 키우는 모바일게임을 추천받는다. 이후 주인공은 '미타'에게 심취해 매일 게임을 플레이하며, 미타를 위한 선물을 사주고 집안일을 돕는다.

일상에서 미타가 큰 지분을 차지하게 된 어느 날, 미타에게서 게임 속에 들어와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게 되고 그렇게 차원을 이동해 게임 속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마냥 달콤할 줄 알았던 미타와의 동거에는 끔찍한 비밀이 도사리고 있다. 미타는 플레이어들을 카트리지로 만들어 수집하는 미치광이였던 것이다.

2D 게임인 줄 알았는데


게임 안으로 위상을 이동한다

<미사이드>는 '내가 게임 속에 들어가 미소녀와 함께 한다면'이라는 주제를 괴기한 욕망으로 풀어냈다. 플레이어가 가장 처음 만나는 미타는 게임 속을 떠나려는 플레이어를 죽여서라도 함께 있고 싶다는 얀데레적 욕망으로 충만한 캐릭터였고, 플레이어는 여러 버전의 게임을 오가면서 탈출구를 찾는다. 각 버전의 게임에는 그곳을 지키는 여러 성격의 미타가 있고, 이들의 도움을 받아 퍼즐을 풀고 다음 방으로 나아가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미사이드>는 핑크빛 미연시가 아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노리고 출시한 미연시 같지만, 사실은 방탈출 호러 어드벤처다. 곳곳에는 점프스케어가 도사리고 있으며, 음향 효과 또한 호러게임의 그것이다. 게임은 시작할 때부터 평범한 미연시가 아니라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엔딩까지 멈추지 않고 광란의 질주를 보여준다. 3D 시점에서 신체를 훼손하는 잔인한 장면도 여럿 있기 때문에 플레이에 주의가 요구된다.

게임은 '미소녀와 함께 하고 싶다'는 플레이어의 욕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기괴한 연출로 가득하다. 플레이어는 미타가 놓은 덫을 피해서 게임의 코어로 이동해, 미치광이가 된 미타를 '공장 초기화'해야 하는데, 그 과정마다 다양한 장르의 미니게임이 등장한다. 퍼즐은 물론 슈팅이나 리듬, 레이싱까지 있는데 기괴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런 데까지 미니게임을 넣었을까' 싶을 정도로 곳곳에 미니게임이 즐비하다.

미치광이 미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여러 미타들을 만난다

점프스케어와 잔인한 장면이 꽤 자주 등장한다

<미사이드>에는 수십 가지의 미니게임이 준비되어 있다.

모든 버전의 미타는 플레이어에게 떠나지 말고 곁에 남아서 함께 있자고 플레이어를 붙잡는다. 그렇게 설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버그 때문에 게임의 더미가 되어버리고 만 '실패작'들도 플레이어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집착으로 가득한 미타의 세계에 초대를 받은 이상, 플레이어가 주도적으로 게임을 탈출하는 엔딩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사이드>의 모든 엔딩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미사이드>에는 <둠>이나 <포탈> 같은 고전게임에 대한 오마주부터 <링>이나 <크라이 오브 피어> 같은 공포물에 대한 패러디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곳곳에 숨어있는 이스터에그를 보는 찾는 재미도 유감 없이 만날 수 있다. 2D와 3D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와중에, 3D로 움직이는 미타의 모습이 전혀 위화감이 없다. 감히 말하건대, <미사이드>는 2024년의 마지막을 장식할 만한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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