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에서는 비주류 장르라 할 수 있는 ‘횡스크롤 액션 RPG’를 굳이 장르로 선택한 이유는, 우리가 가장 잘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일 NDC를 찾은 ‘액트파이브’의 정순렬 대표는 <열혈강호M>의 개발 일지를 돌아보는 포스트모템을 이야기하던 중 게임의 장르 선택에 있어 많은 개발사들이 선택하지 않는 장르인 ‘횡스크롤 액션 RPG’로 선정한 것에 대해 위와 같이 이야기했다.
지난 1994년 첫 연재를 시작한 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열혈강호’를 게임으로 제작하며 원작에 대한 이해와 내용을 담으려 했다는 그의 강연 속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금일 있었던 강연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박준영 기자
# 비주류 장르?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하게 존재한다
지난 1월에 출시한 <열혈강호M>은 발매 직후 구글 플레이 액션 장르 랭킹 1위와 함께, 마켓 전체 게임 랭킹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게임의 개발과 관련해 정순렬 대표는 “모바일 게임에서는 쉽게 선택하지 않는 장르를 선택했지만,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열혈강호M>속에 있는 액션 게임으로의 요소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공격과 방어’에 대한 부분으로, <열혈강호M>의 개발진은 ‘공격과 방어의 깊이가 있는 액션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의 장르가 ‘대전 격투’라고 생각했으며, <스트리트 파이터>시리즈나 <철권>시리즈와 같은 횡스크롤 대전 격투 게임의 공격 거리 계산이 ‘공격과 방어’의 요소를 가장 잘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열혈강호M>은 1대 1 전투에서 미세한 차이로 공격이 빗나가거나 맞게 되는 등 기존의 모바일 게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공방전이 구현되게 되었다.
다음으로 ‘유니크함과 익숙함’에 대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 정 대표는 “지난 2017년의 모바일 게임 전체 매출 순위 중 10위권 안에 들어간 횡스크롤 액션 RPG는 전혀 없었으며, 흔하지 않은 장르를 선택함에 있어 이는 장점이 되기도 했지만, 단점이 되기도 했다”며 “비록 많은 모바일 게임 개발진들이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 <던전 앤 파이터>의 가입자 수가 4억 명이 넘는 시점에서 분명 해당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게임을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횡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유명한 <던전앤파이터>의 가입자 수가 4억명 이상인 것으로 보아, 해당 장르를 좋아할 사람이 분명 있으리라 생각하고 <열혈강호M>을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 담을수록 좋아지고, 덜어낼수록 아름다워진다
정 대표는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살리고 버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하며, <열혈강호M>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먼저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개발진의 특징과 핵심이 표현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열혈강호M>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래픽이나 부가 요소가 아닌 ‘액션 게임’으로의 모습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그래픽 보다 공중 콤보나 각종 액션 요소를 강조해 제작한 <제로 브레이커> 프로토타입을 ‘지스타’에서 투자자와 퍼블리셔 대상으로 공개했으며 훗날 이 게임은 <열혈강호M>의 기반이 됐다.
다음으로, 개발 과정에서 너무 많은 욕심을 내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수많은 스킬을 모두 버튼으로 구현하게 된다면 유저가 플레이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되며, 이동 방향에 따라 모션을 다르게 하려는 개발진의 욕심 역시 필요 이상의 작업시간을 불러올 뿐이다”며 “불필요한 요소는 과감하게 버리면서도, 액션 게임이기에 세밀한 조작감과 같은 절대적으로 버리면 안 되는 요소도 있으니 이를 감안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열혈강호M>은 공격 버튼을 2개로 간소화 했지만, 콤보를 활용해 스킬을 사용하는 형식으로 게임을 구성했다.
마지막으로, 단점을 빠르게 인정하고 이를 다른 방안으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액션 게임의 최대 장점인 ‘높은 몰임감’은 모바일 게임에서는 최대 단점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유저의 컨트롤이 게임의 메인 요소인 <열혈강호M>은 상대적으로 다른 게임에 비해 과금 요소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6대 6 수집형 전략 모드인 ‘무림외전’을 도입하게 되었으며, 원작 ‘열혈강호’속 캐릭터들을 모두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저들에게는 신규 요소로 작용하게 됐다”며 “해당 모드는 매출뿐 아니라 장시간 접속을 유지하는 유저들도 크게 늘게 했다”라고 전했다.
'무림외전'모드를 통해 게임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게임의 기본은 출시, 개발자의 고집보다 유저를 생각하자
강의를 마무리하던 정 대표는 자신뿐 아니라 모든 개발진들이 개발 도중 끊임없는 욕심과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열혈강호M>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매니악한 장르를 선택한 만큼 유저의 눈높이가 아닌 개발자의 눈높이에서 게임을 생각해 출시까지의 허들을 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제작자가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영영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게 된다”며 “리더에게 가장 어려운 건 잘못을 인정하고 욕심을 버리는 것으로, 특정 요소에서 고집을 부리기보다는 가능한 범위를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한 뒤 ‘출시’를 목표로 게임을 개발했으면 한다”라고 전하며 강의를 마쳤다.
개발진은 게임의 장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과도한 노력이 곧 퀄리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전하며, 출시를 목표로 게임을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