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유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보상'입니다. 보상이란 유저 행동에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행동에 대한 보상은 예전부터 이어지던 동기 부여 방법이죠.
기획자 입장에서는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보상'과 콘텐츠의 균형을 고려해 콘텐츠를 기획해야 합니다. 콘텐츠와 보상의 밸런스는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팀 이민우 기획자가 그동안 겪은 콘텐츠 및 보상 기획 경험과 그때마다 부딪친 고민, 해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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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보상이 커지면 동기 부여가 더욱 잘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보상을 많이 준다고 콘텐츠를 많이 즐길 것인가에 대해서는 미지수입니다. 보상을 주거나 조정하는 것이 해답이 되는 콘텐츠도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콘텐츠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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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획자는 가장 먼저 자신이 개발한 게임의 싱글 플레이 콘텐츠 보상 개선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그는 골프 게임 <위닝펏>에서 퀘스트와 보상 기획을 진행했습니다.
<위닝펏>의 퀘스트는 일반적인 RPG처럼 세계관 소개, 튜토리얼, 콘텐츠 안내 등의 기능을 담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퀘스트를 게임의 주요 콘텐츠로 만들고자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유저 참여도가 낮아졌죠. 글로벌 CBT 후 유저 반응도 부정적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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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가 불만을 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유저 행동 대비 보상이 적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 노력 대비 보상이 적다는 응답이 33%로 가장 높았죠.
이 기획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튜토리얼을 친절하게 변경하고, 달성 조건을 다양하게 하고 보상 폭 역시 넓게 바꿨습니다.
하지만 유저 불만은 여전했습니다. 친절한 튜토리얼은 누군가에게 과한 수준의 안내였고, 다양한 달성 조건은 복잡한 노가다, 넓은 폭의 보상 역시 용도를 알 수 없는 잡템으로 인식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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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획자가 유저의 의견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유저들이 '퀘스트 경험치가 적다는 점'에서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퀘스트의 기획 방향을 '레벨 업을 도와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레벨 업을 시켜주는' 방향으로 변경하게 됩니다. 전반적인 보상 제공량도 상향하는 식으로 개선했죠.
그 결과 유저들은 퀘스트 보상이 많아졌다고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히 퀘스트를 달성 유저 수도 늘어나게 됐고, 유저 평균 레벨도 높아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부족을 메우기 위한 퀘스트가 추가됐지만, 개편 이후 유저 참가율, 콘텐츠 소비율은 꾸준히 늘어났죠.
다만 콘텐츠로서의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 것은 장기적으로 콘텐츠 참여율을 하락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되는 만큼, 이는 되도록 빠르게 수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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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획자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무극 모드 기획에도 참여했었는데요. 무극모드는 게임 속 스토리 모드인 '연의'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삼국지 조조전>의 트레이드 마크같은 콘텐츠입니다. 스토리 감상과 동시에 콘텐츠에서 모은 인장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으로 유저에게 어필됐죠.
하지만 무극 모드는 이러한 기획 의도와 달리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유저가 생각했던 방식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가 진행됐으며 동기 부여가 안 될 정도로 난도가 높았죠.
그래서 개발팀은 콘텐츠 난도를 쉽게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무극 모드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전용 보상을 제공해 유저에게 동기 부여를 시켰죠. 그렇게 하자 무극 모드를 즐기는 유저 층이 생기기 시작했고, 콘텐츠로서의 존재 의의를 갖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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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보상이 콘텐츠 지표를 만들기 위해선 직관적인 보상, 콘텐츠, 방법을 갖춰야 합니다.
보상이 좋으면 좋을수록 유저가 관심을 갖게 되지만, 그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 난도가 너무 높거나, 보상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복잡하면 유저는 콘텐츠와 보상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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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후 기획자는 싱글 콘텐츠에 이어 멀티 콘텐츠에서의 보상 밸런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는 <위닝펏>의 PVP 콘텐츠 '랭킹 라운드'에 참여하는 유저를 늘리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ELO를 도입한 유저 매칭을 하고 티어제를 도입해 유저들의 경쟁 심리를 자극했죠. 휴면 유저에게는 휴식 점수를 통해 기존 티어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보상을 제공했고요. 여기에 승패와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보상 체계도 개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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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상하게도 랭킹 라운드 참여율은 예전보다 더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분석한 결과, 유저들이 자신이 올라갈 수 있는 순위를 판단해 해당 랭킹에 도달하면 더 이상 콘텐츠를 즐기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였죠.
개발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상을 주는 목표를 잘게 쪼갰습니다. 그러자 유저들은 암묵적으로 번갈아 가며 경기에서 지는 등 개발팀이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칭을 제한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며 여러 개편을 진행했지만, 결국 <위닝펏> 경쟁전은 좋지 않은 결과로 마무리됐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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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획자는 이어서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실시간 PVP 경쟁전에서 보상과 콘텐츠 문제 개선 사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PVP 콘텐츠에 대한 유저 초기 반응은 굉장히 호의적이었습니다. 새로운 진행 방식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고 있었죠.
하지만 큰 보상과 이벤트 문제, 턴제 방식이라는 게임의 플레이 스타일이 발목을 잡게 됩니다. 내가 턴을 진행해도 상대가 진행하지 않으면 콘텐츠를 빠르게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죠. 가장 큰 문제는 서로 일부러 져주면서 승패 보상을 나눠 먹는 어뷰징 유저까지 발생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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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로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경쟁전에는 여러 규칙이 추가됐습니다. 유저가 패배해도 보상을 얻을 수 있게 했으며, 상자 슬롯을 더해 일정 횟수 이상 경쟁전을 플레이하지 못하도록 했죠.
이 기획자는 PVP 콘텐츠의 보상, 콘텐츠 밸런스를 잡는 것은 어려운 과정이라 설명했습니다. PVP는 분명 몰입감도 높고 변수도 많아 유저가 플레이에 집중하게 하지만, 그로 인해 느끼는 피로감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유저를 모으기 위해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 역시 가장 단순한 방법이라 언급했습니다. 또한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아닌 보상을 위해 접근한다는 식으로 주객이 전도되는 순간, 콘텐츠 규칙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죠.
대부분의 경우 이런 문제가 발생한 뒤 규칙을 추가로 조정해 기존의 의도 방향으로 PVP 콘텐츠를 다시 이끌어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되돌리기 늦은 경우도 있으며 개선했다 생각해도 위험 요소가 여전히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기획자는 꾸준히 이를 체크해야 한다고 이 기획자는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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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보상과 콘텐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표를 만들어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민우 기획자는 유저가 콘텐츠를 하고 보상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육하원칙으로 정리했습니다.
싱글플레이 콘텐츠의 보상 획득 과정은 '유저가 목표를 달성해 보상을 얻는다'라는 3단계로 구성됩니다. 그러나 PVP에서는 'PVP 콘텐츠 시즌 동안 나와 상대 유저가 보상을 걸고 경쟁해 이겨 보상을 획득한다는' 좀 더 복잡한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싱글플레이 콘텐츠에 비해 허들과 변수가 많은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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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최근 몇몇 게임은 승패와 관계없이 특정 목표만 달성하면 보상을 얻도록 개선하고 있습니다. 상대가 이기면 나는 못 받는다는 승패의 허들을 낮춘 것이죠.
혹은 지더라도 약간의 보상을 제공하거나 유저가 여유있게 승리할 수 있는 AI 유저를 끼워 넣는 식으로 허들을 낮추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어뷰징이나 AI덱만 골라서 보상을 받는 행위 등에 대해서 대비해야 합니다.
패배한 유저도 낮은 확률로 고급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이 방법 역시도 일부러 패배를 의도하는 유저가 있기에, 승리 유저에게 더욱 확실한 보상을 챙겨주는 규칙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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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동기 방식의 PVP는 변수가 비교적 적습니다. 실시간 PVP보다 결과 예측이 쉬운 만큼, 유저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상을 쉽게 산정할 수 있죠.
여기서 유저는 승패 보다는 자신이 받을 보상에 좀 더 집중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 유저가 그 조건에 맞게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죠.
물론 PVE 콘텐츠에서도 보상 문제는 쉽게 일어납니다. 가령 레이드를 뛸 때 다른 유저가 아이템을 입찰해 가져가면 다른 유저는 얻을 수 없습니다. 혹은 자신이 아이템을 못 얻었을 때는 흔히 말하는 '현자 타임'이 오기도 하죠.
이를 막기 위해 <디아블로 3>처럼 플레이는 다 같이 하되, 보상은 각각의 유저가 따로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보상 방식을 채택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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